'콩 세는 인간'이라 불리던 CFO, 올해는 몸값 치솟는다

입력 2023-01-26 17:38   수정 2023-02-25 00:02

세계 곳곳에서 기업들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구인난에 시달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로 금리 시대가 지난해 저물며 자본 조달과 예산 할당의 중요도가 커졌기 때문이다. 과거 '콩 세는 인간(Bean Counter)'으로 등한시됐던 CFO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위급 임원 전문 헤드헌팅업체 스펜서 스튜어트는 26일(현지시간) 올해 CFO 이직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가량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를 휩쓴 인플레이션과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해 자본 조달 환경이 악화했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돈 빌리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자 기업에선 역량이 뛰어난 CFO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펜서 스튜어트의 유럽지사 CFO인 크리스 건트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는 최고경영자(CEO)의 역량이 CFO보다 중요하게 여겨졌다"며 "CFO가 위기에 대처하는 리더에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금리 인상이 1년 내내 지속되자 인식이 달라졌다. 인플레이션과 고(高)금리가 장기화하자 CFO를 교체하는 기업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능력 있는 CFO를 데려와 침체를 대비하고 새 먹거리를 찾으려는 이유에서다.

최근 에오인 통그 마크스펜서 CFO는 어소시에이티드 브리티시 푸드로 이직했고, 줄리 브라운 버버리 그룹 CFO는 제약회사 GSK로 직장을 옮겼다. 글로벌 패션기업 아소스는 새 CFO를 찾고 있다. 훌륭한 CFO를 구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금리인상이란 악조건을 모두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라서다.

컨설팅업체 콘페리의 레베카 몰렌드 CFO는 "영국 FTSE100에 편입된 기업 CFO의 평균 연령이 52세임을 감안하면 지금 같은 위기를 실제로 겪은 인물은 한 명도 없다"며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임에도 현재 CFO들 앞에는 혁신과 재무 개선 등 CEO에 맞먹는 과제가 쌓여있다"고 강조했다.

이전까지 CFO엔 '콩 세는 인간(빈 카운터·Bean Counter)'라는 멸칭이 붙기도 했다. 임원들 사이의 은어로, "콩알 하나씩 셀 정도로 꼼꼼하고 치밀하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급변하는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임원과 비교되며 '샌님'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네슬레의 CFO인 프랑코이스 자비에르는 "CFO는 단순한 빈 카운터가 아니다"라며 "침착함을 유지하며 늘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판단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년 전 저금리 시대에는 무리해서 자금 조달할 필요가 없었지만, 최대치의 기업 대출을 확보해놨다"고 설명했다.


코카콜라의 유럽·아시아 본부의 CFO인 닉 장기아니도 2021년 기업의 모든 부채를 상환했다. 당시 전문가 대부분이 금리 추세를 낙관했다. 하지만 장기아니 CFO는 금리 상승기가 도래할 거라고 예측하고 위험을 모두 제거하려 부채를 즉각 상환했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가 찾아와도 코카콜라는 느긋하게 이를 바라봤다.

올해도 CFO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리파이낸싱(재융자)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이 줄을 서고 있어서다. 다른 기업이 이자에 허덕이는 사이 사업을 확장하려는 기업들도 자본 조달에 힘쓸 것으로 관측된다.

구조조정 전문 컨설팅업체 알릭스 파트너스의 에스벤 크리스텐슨 이사는 "올해 기업 성과의 척도는 수익성에서 현금 유동성으로 달라질 것"이라며 "CFO가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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